미국 경제 한 주를 돌아보며: 2025년 7월 28일-8월 3일
2025년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일주일은 미국 경제에 중대한 변곡점을 제공했습니다. 강력한 GDP 성장률과 주요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급격한 악화와 제조업 위축이 경제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드러냈습니다. 연준의 역사적인 내부 분열과 새로운 관세 정책 발표는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연준의 딜레마와 역사적 반대표
7월 30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지만, 두 명의 총재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먼 총재의 동반 반대는 1993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연준 내부의 깊은 의견 분열을 보여줍니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지만, 주말 고용 데이터 발표 후 시장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40%에서 85%로 급등했습니다.
고용시장의 충격적 악화
8월 1일 발표된 7월 고용 보고서는 경제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신규 일자리는 73,000개에 그쳐 예상치 100,000개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4.2%로 상승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5-6월 고용 데이터가 총 258,000개 하향 수정된 점입니다. 6월은 147,000개에서 14,000개로, 5월은 144,000개에서 19,000개로 대폭 조정되어 최근 3개월 평균 일자리 증가가 35,00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GDP 성장의 이면
2분기 실질 GDP가 연율 3.0% 성장하며 예상치 2.3%를 상회했지만, 이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였습니다. 1분기 관세 시행 전 재고 비축으로 수입이 급증했다가, 2분기 수입 감소(-30.3%)가 GDP를 부양한 것입니다. 핵심 지표인 민간 최종 매출은 1.2% 증가에 그쳐 2022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경제의 근본적 취약성을 드러냈습니다.
제조업 위축과 인플레이션 압력
ISM 제조업 PMI는 48.0으로 하락하여 5개월 연속 수축 국면을 지속했습니다. 제조업 고용지수는 43.4로 떨어져 일자리 감소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6월 PCE 물가지수는 연율 2.6%**를 기록하며 연준의 2% 목표를 상회했고, 핵심 PCE는 2.8%에 달해 관세 효과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엇갈린 성과
주요 기업들은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 764억 달러(+18%)**를 기록하며 클라우드 부문이 39% 성장했고, 애플은 940억 달러의 분기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메타는 22% 매출 성장과 함께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8%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강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가이던스 우려로 시간외 거래에서 4% 하락했습니다.
주식시장의 극적 반전
주요 지수들은 주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금요일 고용 데이터 발표 후 급락했습니다. 다우지수는 하루에만 60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S&P 500은 주간 2.4%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7월 3.7% 상승을 기록했지만 주말 약세로 월간 상승폭이 크게 축소되었습니다. 헬스케어 섹터는 7월 최악의 성과(-3.2%)를 보인 반면, 기술주들이 시장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관세 정책의 새로운 전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새로운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8월 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에는 10%, 무역 적자를 보이는 국가에는 최소 1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보다 앞서 7월 27일에는 EU와 7,5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 합의를 통해 유럽 제품에 대한 관세를 30%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소비자 신뢰도의 미묘한 회복
7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97.2로 상승하여 예상치 95.9를 상회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 지수는 오히려 1.5포인트 하락했고, 기대지수만 4.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대지수가 74.4로 경기 침체 경고선인 80을 6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들은 관세를 주요 우려 사항으로 언급하며 물가 상승에 대한 걱정을 표명했습니다.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의 구조적 문제
7월 경제활동참가율이 62.2%로 하락하여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장기 실업자(27주 이상)는 179,000명 증가해 180만 명에 달했고, 전체 실업자의 24.9%를 차지했습니다. 평균 실업 기간은 24.1주로 연장되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연방정부 일자리는 1월 이후 84,000개 감소했습니다.
9월 금리 인하 기대감 급등
주 초반 40% 수준이던 9월 금리 인하 확률이 85%까지 급등했습니다. 고용 데이터 발표 후 달러 지수는 1% 이상 하락했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시장은 2025년 남은 기간 동안 2-2.5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연준의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한 주는 미국 경제가 강력한 기업 실적과 약화되는 거시경제 지표 사이에서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약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의 정책 대응이 하반기 경제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